한국의 현대중공업은 7월27일부터 휴가에 들어가고 우리도 회사의 휴가에 맞춰 이곳의
여기저기를 구경하러 다녀야겠다고 생각 하고 있던 차에 이곳 벨기에 회사쪽 사람의
초대를 받아 가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은 만모한 솝티 라는 이름의 인도 사람으로 우리 신랑 보다 나이가 12살이나 많은 데도 불구하고 벨기에 회사의 책임자로 아직도 일을 계속 하고 있는 매우 실력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솝티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회사에서 제공하는 아파트먼트 호텔에 머무르고 있는데 우리호텔에서아주 가까운 곳이더군요.
솝티 부부는 인도식 음식을 차려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식사와 더불어 남자들은 술을 한잔하고 여자들은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인도사람들은 나라가 과거에 영국의 식민지였던 관계로 평소에 영어를 사용하고 있어서 문제가 없었으나 나는 반은 알아듣고 반은 무슨 말인가 하고 남편한테 물어가면서 밤 10시가 넘도록 놀았어요.
우리가 현대중공업의 휴가기간에 UAE 여러곳을 구경하러 다니고 싶다고 했더니 여기저기 추천해 주는 곳이 많았는데 솝티 부부도 올해 1월에 보름동안 이곳저곳을 구경했다고 하며 캠코더로 찍은 동영상을 TV 에 연결해서 우리에게 몇 시간 동안 보여주더군요.
그 동영상 중에는 두바이에 있는 이븐바투타 몰(Ibn Baretta Mall)이라는 쇼핑센터가 있었는데 엄청나게 크고 하루 정도 시간을 투자해야 구경할 수 있을 거라고 해서 어제 아부다비를 출발해서 두바이에 있는 그 곳을 구경 하러 갔었어요.
이곳은 이집트관 ,중국관 ,페르시아관 등 모두 6개의 장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주 규모가 크고 특성에 맞게 잘~꾸며 놓았더라고요.
우리는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며 돌아다니다가 점심때가 되어서 무엇을 먹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결국은 밥 좋아하는 나를 위해 아시아 관에 들어가서 중국음식을 시켜 먹기로 했어요.
이곳의 음식점들은 모두가 분위기 있게 잘~꾸며 놓고 음식 값도 꽤나 비싸게 책정되어 있었어요.
우리는 음료수와 함께 2가지 다른 요리를 시켜서 서로 바꾸어 가며 이것도 맛있다 저 것도 먹어봐 해가며 한참 맛있게 거의 다 먹어 가고 있는데 종업원이 다가 오더니 저~뒤 쪽에 있는 아랍인이 "오 도모다찌"라고
하면서 우리들의 음식 값을 지불했다고 하지 뭐예요. 그러면서 그 종업원도 의외라는 표정을 짓더군요.
우리도 웬 영문인가 하고 그 종업원이 가리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그 사람이 우리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아는 체를 하더군요. 그래서 우리도 고개를 끄덕이고 동시에 손을 가볍게 흔들면서 고맙다는 뜻을 전했지요. 그리고는 나머지 밥을 맛있게 먹었답니다.
우리의 추측으로는 그 사람이 자기가 잊지 못하는 한 일본 사람과 우리 신랑의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가 닮아서 그렇게 한 것인지 아니면 과거에 일본사람한테 큰 은혜 입은 것을 보답하기 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우리 신랑한테 오 도모다찌가 무슨 뜻인지 물어 봤더니 일본말로 친구란 뜻인데 아마 우리를 일본인으로 알고 자기가 호감을 표시하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하고 짐작했어요.
우리 바로 뒤쪽에는 나이가 우리보다 조금 젊은 진짜 일본인 커플이 앉아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그 아랍사람이 보기엔 오히려 우리가 더욱 일본사람 같이 보였던지 우리들의 점심 값만 지불하고 갔답니다.
나는 그 사람과 등 쪽을 보이고 앉아 있었고 우리 신랑은 그 사람과 마주 보이게 앉아 있어서 그렇게 추측을 한 거지요.
우리는 생각지도 않았던 공짜 점심을 먹고 기분이 좋아져서 재미있게 좀 더 놀다가 쇼핑도 이것저것 좀 해서
다시 아부다비로 돌아 왔답니다.
살다보니 이렇게 기분 좋으면서도 희한한 일도 다 있네요.
그대에게도 살다가 뜻하지 않게 이런 행운이 찾아오기를 기대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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