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허리를 낫게한 지네 선생님
(2) 아버지 몰래 지네주를 훔쳐 친구를 대접하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지네술酒>에 대한 말이 나왔으니 한 말씀 드리겠다.
저 남쪽 섬 진도가 고향인 사람이 나에게 전해주었다.
진도에는 지네가 많다고 했다. 밤나무 밑에 지네가 많다느니, 닭을 먹고 닭 뼈를 땅에 묻어두면 지네가 모인다느니 지네 잡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한 되짜리 댓 병을 가지고 지네를 잡아서 집게로 집어서 병에 수 백 마리 넣고는 소주를 붓는다고 했다. 그리고 뚜껑을 꼭 막고는 촛물로 공기가 새지 않게 밀봉을 한다고 했다.
지네에다 소주를 부우면 처음에는 지네가 입으로 독을 내 뿜는다고 했다. 허연 독물을 내뱉으면 처음에는 술 색깔이 뿌옇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점점 맑아지면서 나중에는 파라무리한 밝은 색을 띈다고 했다.
한번은 군대에 같이 근무한 분이 오랜만에 진도에 와서 술이라도 한잔 대접해야겠는데 호주머니에 돈도 없고 고민하다 마침 아버지가 선반 위에 지네주酒를 보관해 놓은 것이 생각이 났단다.
아버지 몰래 지네주를 들고 와 둘이서 초당방에서 술판을 벌렸다고 한다.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그 많은 술을 다 마셨다고 한다. 지네주를 댓병으로 2되를 다 마신 것이다. 그는 떡이 되어서 그 이튿날에야 깨어났다고 한다.
헌데 자고나니 온 몸이 지글지글 가려워서 죽을 지경이었다고 한다. 마치 벌레가 온 몸에 스물 스물 기어 다니는 것 같았다고 했다. 특히 등어리가 어찌나 가려운지 벅벅 긁고 난리굿을 떨었다고 한다.
헌데 이상한 일은 그 때부터 허리 아픈 증세가 싹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허리 아픈 줄을 모르고 산다고 했다.
지네는 몸속의 어혈(죽은 피 덩어리)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허리가 좋지 않다는 것은 등어리에 어혈이 많이 뭉쳐 있다는 증거이다.
그런데 지네주를 마시고나니 가렵다는 것은 어혈덩어리가 풀리고 있다는 증거이다. 어혈덩어리가 뭉쳐서 결리고 아픈 현상들이 지네주를 마심으로 없어진 것은 어혈이 풀렸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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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계속) |